줄세우기 좋아하는 아이, 발달심리로 이해하기 ㅣ나열 습관, 관찰력, 뇌 발달

물건을 일정한 순서로 나열하거나, 색상, 크기, 모양에 따라 분류하며 줄을 세우는 행동을 반복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이상한 습관 아닌가?’ 하고 걱정하기 쉽지만, 실제로 이런 행동은 발달심리학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줄 세우기와 나열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의 심리와 발달적 배경, 그리고 뇌의 어떤 부분이 이러한 행동과 관련 있는지를 알아보고, 아이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줄 세우기 좋아하는 아이 발달심리로 이해하기 제목과 아이가 장난감으로 줄을세우는 사진

나열 습관, 단순한 행동일까?

아이들이 물건을 줄세우거나 나열하는 습관은 보기보다 복잡한 심리적, 발달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세에서 4세 사이의 유아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매우 크고, 그에 따라 자신만의 규칙과 질서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도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런 나열 행동은 단순히 '정리'가 아닌, 인지적 분류 능력의 표현입니다. 아이는 블록을 크기 순서로 놓거나, 자동차 장난감을 색깔별로 정렬하면서 색상 인식, 분류, 순서 개념 등을 자연스럽게 학습합니다. 이 과정에서 ‘규칙 찾기’나 ‘패턴 이해’와 같은 논리적 사고도 자극되죠. 또한 반복된 나열 활동은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예측 가능한 구조 속에서 세상을 이해하려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열 습관은 발달의 일환이며, 결코 이상하거나 잘못된 행동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줄 세우기 행동과 뇌 발달의 관계

줄세우기와 같은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행동은 아이의 뇌 발달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전두엽은 계획, 조직화, 자기 조절 능력을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줄 세우기와 같은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극받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아직 전두엽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놀이를 통해 스스로 구조를 만들고, 순서를 정하며 전두엽 기능을 연습하게 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시각적 공간 인지 능력입니다. 아이가 물체 간의 간격을 재며 줄을 맞추는 행위는 공간지각 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는 줄을 맞추며 눈과 손의 협응력을 키우고, 판단력과 주의집중력을 기르게 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이 창의성과 논리력의 기반이 된다고 보기도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이런 행동을 일관성 있게 지켜보고 격려해 준다면, 두뇌 발달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나열하는 아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줄세우기나 나열 행동은 정상이지만, 부모의 적절한 대응이 아이의 발달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만해!’ 혹은 ‘왜 또 줄 세우니?’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피하는 것입니다. 대신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그 규칙이나 패턴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건 색깔 순서로 놓았구나!”, “너만의 방법이 있네!”와 같은 말은 아이의 사고방식을 인정해 주고 표현을 장려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이러한 습관을 창의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나열한 물건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거나, 분류한 장난감을 이용해 놀이를 확장하는 식입니다. 단, 반복 행동이 지나치게 고정되고 다른 놀이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는 단지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틀을 만들며 뇌를 훈련하는 중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줄 세우기나 나열 행동은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인지적 발달 표현입니다. 뇌의 전두엽 발달과 시각 공간 인지, 그리고 안정감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 행동을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는,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관찰과 공감으로 아이의 사고방식을 존중해 준다면, 더 건강하고 창의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